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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사항

덕녘/당수 도서의 출간 방식 변경 안내

by 덕녘_당수 2019. 10. 1.

 

안녕하세요, 출판사 덕녘의 대표 당수입니다.

2020년부터 덕녘에서 출간되는 당수의 책에 선독점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한 상세한 안내를 아래에 적습니다.

 

1. 배경

2016년, 리디북스에서 선독점 출간이라는 개념과 신간 캘린더가 등장했습니다. 이에 덕녘에서도 2016년 5월, 《빨개요》라는 책으로 처음 선독점 출간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8일간 진행했던 선독점 출간 당시, 타 서점 유저 분들이 출간을 기다리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이에 2016년 6월부터는 어느 서점에서도 선독점 발매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관련 일지 ▼

https://deoknyeok.tistory.com/268

 

[덕녘 일지] 160801

1. 드디어 8월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2. 8월에 찾아뵙겠다더니 8월 신간 캘린더에 당수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서점에 선독점 발매 신청을 안 해서 그래요(...) 당분간 어떤 서점에서든 선독점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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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7년 4월, 앤솔러지 《사색정원》의 출간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약 작가님들의 책에 한하여 선독점'이라는 규칙을 다시 정했습니다. 계약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출판사로서, 더 많은 노출이 가능한 방법을 포기하는 건 배임에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관련 일지 ▼

https://deoknyeok.tistory.com/350

 

[덕녘 일지] 170331

1. 리디북스 4월 캘린더가 공개되었으므로 덕녘도 4월 신간 안내를 올립니다. 제티김, 봄비봄, 순정식당, 두나래 작가님의 앤솔러지 《사색정원》이 4월 28일에 리디북스 선독점 발간됩니다.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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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녘은 1인 출판사 겸 자가출판사로서, 타 출판사보다 운영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선독점 출간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 역시 사장이자 작가인 저의 개인적인 소신 때문에 생겨나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이 규칙을 만든 당시인 2016년만 해도 BL소설 이북 시장은 작은 편이었고, 출간되는 도서의 종수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선독점을 거치지 않은 제 책도 어느 정도는 서점 노출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BL소설 이북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하루에도 수많은 신간 도서가 출간됩니다. 선독점 출간은 이미 마케팅 방법으로서 업계에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선독점을 거치지 않으면 이제는 신간의 서점 노출이나 프로모션 진행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출간 도서의 모든 마케팅을 포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덕녘의 상황도 달라졌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망하면 그때 문을 닫자'는 모토로 운영되었던 당수의 개인 회사 덕녘은 어느덧 5년차로 접어들었으며, 작가님들과 계약하여 도서를 출간한 출판사가 되었습니다. 그간 지켜봐 주신 분들, 도서를 구입해 주신 분들, 그리고 계약해 주신 작가님들을 위해서라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오래 운영하는 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여러 번 밝혔듯 덕녘은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회사입니다. 이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해 왔습니다. 2019년 들어 제 신간의 출간일 수익 기부 방식이 출판사 수익+작가 수익 기부에서 출판사 수익 기부로 변경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제가 덕녘 외에 타 출판사와 계약하여 책을 출간한 것도 최종적으로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의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아도 덕녘의 적자가 계속된다면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지나지 않을 테니, 근본적인 내부의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출간작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큰 저의 책부터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수익을 창출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방법은 앞에서도 적었듯 현재 업계에서 통용되는 모든 프로모션의 기본 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 선독점 출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선독점 출간을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덕녘이 버텨 온 것은 오랜 시간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그분들께 불편을 초래할 민감한 사항을 마음대로 결정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출간 방식 변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답변을 얻고자 설문 조사를 거쳤습니다.

 

2. 설문 조사 결과

설문은 2019년 9월 17일부터 9월 30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블로그, 트위터,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공지하였고, 총 146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 항목에 따라 중복 선택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합이 100%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 선택지와 같은 내용이 적힌 기타 의견은 하나로 합산하였기에 수치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설문 항목을 작성하며 제일 신경 쓴 것은 균형이었습니다. 선독점 출간은 덕녘의 운영에 도움이 될 뿐, 구입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한 시스템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도록 선독점 출간의 불편함과, 덕녘의 사정 모두를 충분히 설명하려 노력했습니다.

 

 

총 응답자의 80%가 넘는 분들이 BL 이북만 구입하시는 분들이었으며, 로맨스도 함께 구입하시는 분들까지 합하면 BL 이북 구매자는 98.6%(144명)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는 BL소설 이북을 주로 출간하는 덕녘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독자분들이 신간 이북의 출간 사실을 얻는 주된 방법은 각 서점의 신간 캘린더(78.8%)였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주목한 것은 각 서점의 작가/출판사 신간 알림의 활용 수치였는데, 이 방법은 26.7%로 5번째에 그쳤습니다. 그보다는 작가의 직접적인 홍보(48.6%)나 소설 커뮤니티(41.8%) 등을 더 많이 활용하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 이용 서점은 예상대로 리디북스가 78.8%로 1위였고 알라딘과 YES24가 각 54.8%, 52.7%로 뒤를 이었습니다. 여전히 리디북스에 집중되어 있지만 이퍼브 계열 서점의 이용율도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페이지의 오타로 추정하여 집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독점 출간에 불편을 느끼는 분들은 73.3%에 달했습니다. 사실 이 결과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요새는 여러 서점을 함께 쓰시는 분들이 많으니 선독점에 대한 불편도도 많이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주 쓰는 서점에서 출간되기까지 기다리느라(84.4%), 그 외 다양한 이유로 불편을 겪는 분들은 여전히 많았습니다.

 

 

 

한편 덕녘에 대한 인지도 조사 결과도 흥미로웠습니다. 전체의 84.9%가 덕녘의 도서를 구입한 적이 있으며, 76.7%는 덕녘이 당수의 1인 출판사라는 점을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덕녘에서 출간되는 당수의 도서가 3년 넘게 선독점 없이 전 서점에서 동시 출간된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35.6%에 그쳤습니다. 구입하시기 편하도록 몇 년 동안 동시 출간을 고집했는데, 64%가 넘는 분들은 그 사실조차 몰랐다는 결론이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이어진 항목은 정말 중요한 결과를 보여주었는데요. 덕녘/당수의 신간 정보를 얻는 루트를 묻는 질문에 67.1%에 달하는 분들이 제 블로그와 트위터라고 답해 주셨습니다. 두 번째가 덕녘의 블로그와 트위터(41.1%)였습니다. 선독점 없이도 노출이 가능한 YES24와 알라딘 캘린더를 통해 정보를 얻으시는 분은 39.7%였습니다. 분명 앞에서는 신간 정보를 각 서점의 신간 캘린더에서 주로 얻는다는 답변이 80% 가까이 나왔는데, 제 책은 결과가 전혀 달랐습니다. 그러니까 제 책은 서점의 신간 캘린더가 아니라, 직접 찾고 구독해야만 하는 당수와 덕녘의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주로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왜 신간 캘린더가 반 토막 난 수치에 3위로 밀렸는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80%가 주로 의지하는 루트는 서점의 신간 캘린더 중에서도 리디북스의 것이겠죠. 선독점을 하지 않기에 리디북스 신간 캘린더에 실리지 않는 제 책은 따로 찾아야만 정보가 나오며, 그만큼 노출도가 떨어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뚜렷하게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 두 가지 항목의 답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녘 외의 출판사에서 제 책이 선독점을 거쳐 출간되었을 때 불편함을 느낀 분은 34.9%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무려 89%에 해당하는 분들이 제 책을 선독점 출간으로 변경해도 된다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도중에 수정에서 변경으로 단어를 교체해서 퍼센트가 나뉘었을 뿐, 11% 외에는 전부 찬성 의견입니다.) 분명 앞에서는 선독점 출간에 불편을 느낀다는 응답이 70% 이상이었는데도요. 많은 분들이 응원 메시지도 함께 적어주셨습니다.

(* 설문 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deoknyeok.tistory.com/589

 

덕녘/당수 도서의 출간 형태 관련 설문 조사 결과

설문 기간: 2019.9.17~9.30 참여 인원: 146명 <이북 구입 관련 설문> 1. 평소 어느 장르의 이북을 자주 구입하시나요? - BL 120명(82.2%) - 둘 다 24명(16.4%) - 로맨스 2명(1.4%) 2. 주로 어떤 루트를 통해 신간..

deoknyeok.tistory.com

https://deoknyeok.tistory.com/587

 

덕녘/당수 도서의 출간 형태 관련 설문 조사 - 자유 의견

선출간과 관련하여 6번, 7번 항목 답변란에 자유롭게 적어주신 의견입니다. * 덕녘, 당수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메시지는 제외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서점 이용에 관..

deoknyeok.tistory.com

 

3. 결론

설문조사를 통해 여러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선독점 출간 시스템을 불편하게 여기고 계신다는 점, 선독점을 통하지 않고 출간된 책의 노출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당수와 덕녘이 오래 가는 방향을 바라신다는 점 등.

그러한 이유로 2020년부터는 덕녘에서 나오는 당수의 책도 선독점 출간을 거칠 예정입니다. 단,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도록 독점 기간을 조정하여 불편을 최소화하려 합니다.

덕녘은 스타 작가도, 든든한 자본도 없이 소소하게 시작한 작은 출판사입니다. 금방 망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회사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지켜보며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한 분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책을 구입하실 수 있도록 지금껏 선독점 출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비록 현실적으로 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고집을 꺾으려 하지만, 앞으로도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상세히 글을 남깁니다. '남들은 옛날부터 다 하던 선독점 뒤늦게 따라가면서 왜 이리 거창하게 글을 쓰느냐' 하고 의아하셨을 분들도 모쪼록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