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사항

2018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덕녘_당수 2017. 12. 31. 17:05




안녕하세요, 덕녘 당수입니다.


또 1년이 지났습니다. 2017년을 떠나보내며, 한 해 동안 느낀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개업 3년차의 위기


덕녘은 2015년에 개업한 출판사입니다. 2015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모하게 덤볐죠. 2016년은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개업 3년째에 들어서야 관리자가 따로 없는 1인출판사 겸 자가출판사의 한계와 문제점이 확연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은 건강 관리, 멘탈 관리, 스케줄 관리에서 모두 실패한 한 해였습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업무가 중단되었습니다. 제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스란히 쌓인 일은 이후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단 업무만이 아니라 집안일까지 쌓여서 두 배로 괴로웠습니다. 자취하면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듯합니다.)


그런 식으로 책이 엄청나게 많이 밀렸습니다. 2017년에는 'OO월에 발매됩니다!'라는 맨 처음 공지를 지킨 책이 단 한 권도 없습니다. 전부 다 연기되어 출간됐습니다. 심지어 2016년 12월 출간 예정이었던 《언더 더 스킨》은 연기되고 또 연기되다가 2017년 6월 말에야 가까스로 발행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일하라고 채찍질하는 건 능사가 아니었기에, 관리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5개월간 사무실에서 작업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매일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 규칙적인 생활, 외출, 운동, 하루 한 끼 외식이 생각보다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아래 사항을 신경 쓸 예정입니다.


1) 발행일을 확정 지어서 ISBN 받기 전까지는 다음 책이 언제 나온다고 이야기하지 말 것

2) 비축분(탈고를 끝낸 원고든, 교정 및 이펍 제작까지 완료된 책이든)을 많이 쌓아둘 것

3) 책 제목을 미리 지어둘 것

4) 바로 앞 마감만 중요하게 여기며 무리하지 말고 멀리 보면서 컨디션을 조절할 것

5) 집안일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것(식사 대체 제품 구입, 하루 한 끼 외식 등)

6) 일주일에 다섯 번 외출, 세 번 운동, 이틀 휴식


작업 문제 외에도 작은 출판사로서의 한계를 실감한 한 해였습니다. 하나하나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덕녘이나 당수는 할 수 없는 게 참 많더라고요.




2. 작가로서의 성장


2017년에는 신간이 덜 나온 대신 (제 기준으로는) 꽤 긴 이야기를 썼습니다.


2016년까지 제일 길게 쓴 책은 《빨개요》(공백 포함 21만 자)였습니다. 2017년에는 이 기록을 깼습니다. 《코튼 캔디 데이즈》가 22.1만 자, 《언더 더 스킨》이 총 26.5만 자였어요. 특히 《언더 더 스킨》은 분권 발매를 했습니다! 단권 단행본만 냈던 덕녘 역사상 첫 분권이었죠.


덕녘 개업 후 조금씩 장편의 호흡을 익히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독자이자 작가로서 단편소설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단편에는 담을 수 없는 방대한 서사와 설정을 장편에 풀어내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인 작업이에요. 2018년에는 조금 더 긴 이야기를 써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이르지 못한 30만 자 고지에 오르고 싶어요! 그리고 단편소설도 다시 쓰고 싶습니다.


소설의 길이와는 별개로, 내용적인 면에서도 성장했을까? 글쎄요.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쓰려는 노력이 오히려 발목을 잡지는 않았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3. 다사다난했던 업계


BL 소설 이북/웹소설 업계에는 1년 내내 사건/사고가 일어나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격이 될 수 있어 직접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내년에는 부디 큰 일 없이 평온하기를 바랍니다.




4. 덕녘 연말 결산


조금 가벼운 이야기로 넘어갈게요. 올해는 신간이 줄어든 만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왕관》이 리디북스에 유료 연재되면서 첫 유료 연재를 시작했죠! 만세! 《사색정원》이 출간되며 첫 BL 소설 계약작도 발간됐습니다! 만세!


전체 판매량 이야기도 안 할 수 없습니다. 우선 누적 판매 부수가 25,000권을 넘겼습니다! (2015.10~2017.11, 모든 유료 도서의 판매 부수 합산, 무료 도서 제외) 으와아아아! 무시무시한 숫자네요. 감사합니다!


누적 판매 순위는 작년과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1위가 로맨스 판매 1위인 《백 일의 붉은 밤을》, 2위가 BL 판매 1위인 《쓰다듬어 주세요》입니다. 3위가 《언더 더 스킨》인 건 좀 놀라웠어요.



<총 판매 부수(누적)>

1위: 《백 일의 붉은 밤을》

2위: 《쓰다듬어 주세요》

3위: 《언더 더 스킨 1권》



작년에는 《백 일의 붉은 밤을》이 덕녘을 먹여 살렸었죠. 올해의 주역은 《언더 더 스킨》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2016년에는 용이, 2017년에는 뱀이 나를 살렸다, 파충류가 최고다' 하는 농담을 하곤 했어요. 그 외에도 《E의 펫숍》, 《쓰다듬어 주세요》,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등 반혼체 시리즈가 전반적으로 사랑받은 한 해였습니다. 신간이 몇 권 없어서 더 편향된 결과가 나왔을 테지만요.(...)



<총 판매 부수(2017년)>

1위: 《언더 더 스킨 1권》

2위: 《언더 더 스킨 2권》

3위: 《E의 펫숍》


<발매 첫 달 판매 부수>

1위: 《언더 더 스킨 1권》

2위: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3위: 《언더 더 스킨 2권》



아래는 재미로 뽑아본 연말 시상식입니다.



<이벤트도 없었는데 왜 계속 나가냐 신기한 놈들 상>

: 《트릭 온 미》 (반혼체 시리즈, 《백 일의 붉은 밤을》을 제외하면 2017년에 제일 많이 판매된 책)


<선생님 더 그려주세요 상>

: 《벽색기담집》 (처음으로 ★팬아트☆를 받은 책)


<만들길 잘 했어 상>

: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 (이 책을 읽고 반혼체 설정으로 창작을 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성공한 덕후 상>

: 《사색정원》


<제가 많이 죄송합니다 상>

: 《언더 더 스킨》 발매 당시 많이 기다렸다는 리뷰를 남겨주셨던 모든 분들


<제가 많이 감사합니다 상>

: 《반혼체 상담 가이드북》의 QNA 페이지를 채워주신 극소수의 분들


<클라스는 영원하다 상>

: 《밀회 아틀리에》에 이어 《거울에 비친 왕관》의 표지도 엄청난 속도로(!) 멋지게 만들어주신 sizh 님


<우리 언제 만나서 밥이라도 먹을까요 상>

: 《코튼 캔디 데이즈》가 리버시블이라 좋았다고 해주신 분들


<덕녘의 대들보 상>

: 항상 지켜봐주시는 모든 분들



수상하신 분들 축하합니다. 부상으로 새해 복을 드리오니 원하시는 만큼 가져가세요.




5. 2018년 일정


우선 연기되었던 《코튼 캔디 데이즈(외전)》과 《화이트 홀리데이》가 1월에 공개됩니다. 새해 첫 달에 크리스마스&연말 외전 공개라니 매우 민망하네요(...)


그 뒤에는 《거울에 비친 왕관》 연재를 진행하면서 신간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건초와 당근의 평화협정》: 기니피그 책

《이벤트 1위 책(제목 미정)》: 다정공×무심수, 달달물, 배틀연애

《셋이 모여 메이저》: 마이너 키워드 단편집

《너굴맨(가제)》: 속이 시커먼 백사와 잉잉 우는 너구리 책


1위 책은 아직 손을 못 댔지만 다른 책들은 어느 정도 원고를 써둔 상태라 빨리 나오지 않을까 싶... 싶... 아니 장담하지 않겠습니다. 이외에도 꿈도 희망도 없는 앵스트물을 쓰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올해보다는 신간을 많이 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2018년에는 제 책도 일러스트 표지를 해 보고 싶습니다. (타 출판사에서 《근무태만》을 냈을 때 처음으로 일러스트 표지를 받았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과연 가능할 것인가! 잘 모르겠네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함께해주신 분들 덕분에 행복한 추억도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이면 벌써 4년차인데 아직도 서툰 점이 많습니다. 배워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미숙함을 부끄럽게 여기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8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